티스토리 뷰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머리말로 시작한다. ‘누구나 삶이 힘들다고 말하는 세상이다. 인간은 본래 외로운 존재라는 말 자체가 마음을 더욱 쓸쓸하게 한다. 그래서 협동이라는 두 글자에 담겨 있는 희망의 의미가 더욱 간절하게 다가온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면 우리는 혼자일 때보다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 살아가야 할 무한경쟁 사회에서 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사뭇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미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본주의는 실패하였고, 정치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자본주의는 통제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이라는 현존하는 사회주의가 그 안에 살아 숨쉰다는 것은 나름 신선한 충격이라고 볼 수 있다.

 

농협이라는 기업. 아니 협동조합을 통해 이 책을 접하였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나는 협동조합을 배웠다. 단지 이윤추구만을 위한 뭉침이라면 그 결속력이 얼마나 갈 지 의문이다. 하지만, “농촌과 농업을 지키는 일이 곧 우리 모두를 지키는 일이다!”라는 이념을 통해 농협의 목표는 국익 또는 농업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책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장기 기증 서약률이 2.6퍼센트에 지나지 않는 반면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포르투갈은 거의 100퍼센트에 육박하는 장기 기증 서약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차이는 장기기증 서류 작성에 기인하는데,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는 기증을 희망하면 동의서를 작성하는 반면, 장기기증 서약률이 높은 나라는 장기기증에 거부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한다. 즉, 기준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어떤 것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가? 다시 한 번 뒤돌아 보게 된다.

 

  이 책은 농협과 농업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다. 고령화, 도농 소득격차 등 여러 문제를 겪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첨단 기술을 앞세운 새로운 농업을 제시해 나가야 하며, 그 역할을 농협이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사명감을 통해 '함께 힘을 합쳐 더불어 살아간다'는 협동조합의 의미와 상생의 가치를 되새기고 '함께'라서 가능한 일들을 언급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이 아니더라도, 나는 무엇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인가? 더 큰 이상과 그럴싸한 목표를 정해둔다면 조금은 나의 행동에 의미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