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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이라 함은 갑이 하는 행동이란 의미다.

애초에 갑이 윗사람 또는 상사를 지칭하는 말은 아니었지만 계약서의 편의상 갑이라고 칭하던 사람이 주로 '갑'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굳어졌다.

갑질은 비단 계약 관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자와 고용자

세입자와 건물주

알바생과 사장님

...

이런 관계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양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크다. (페미니즘이 일각에선 범죄로.. 다른 한쪽에선 비난과 놀림거리로 불리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남녀간 연애에서 주로 갑은 남자였다.

지금은 역차별이라 하여 여자인게 벼슬이냐는 말도 나오지만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상대방의 우위에 섰다는 점이다.


학교에서도 갑질관계는 존재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엄석대와 같은 흔히 일진이라 불리우는 세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갑질관계는 반장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고, 인기가 많은 학생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다.


친구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는 힘이 세거나, 돈이 많거나, 학벌이 좋거나..

열등감이나 자격지심때문인지 몰라도 사회적 잣대를 들이대어 더 높은 곳에 있는 자가 갑질할 우려가 높다.


너무나 많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점은 많다는 것이 아니다.

갑질은 인간관계이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동물적이고 비윤리적이라고 욕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생존경쟁의 세계에선 상대방과의 비교우위를 무의식적으로 따지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갑질이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퍼져간다는 것이다.

그 핵심에는 인터넷이 있고 SNS는 기름을 들이 부었다.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었고, SNS이 만연한 시점에서는 소비자 뿐만 아니라 생잔자로서 온라인 생태계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익명성이라는 특성이 자유를 보장해주는 듯 했으나 O to O.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약해짐에 따라 익명을 무기로 삼는 갑질이 생겨났다.


블로그나 SNS를 일부러 조작하여 맛집 홍보를 하는 차원이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는 곳에 악평과 조작된 글을 남긴다.

맘에 들지 않는 사소한 부분이 있지만 열등감에 자존심도 없어서 앞에선 한 마디도 못하는 것을 SNS를 통해 분풀이 한다.

거짓으로 글을 싸질러 놓는다.

믿거나 말거나.

유명한 사례 중에는 SJ레스토랑 사건이 있겠다.

모 대학가의 한 레스토랑 알바생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로 인해 가게가 문을 닫는 것을 직접 목격하였다.

알바생의 증언으로는 사장님의 성추행적 발언, 바퀴벌레 나오는 위생문제 등 심각한 주제를 전달하였다.

물론 설득력 있었으며 감정에 호소하는 글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누구나 글을 읽으면 같은 편이 되었다.

욕하는 것은 쉽지만 공정성과 진실성을 요구하는 것은 어렵다.

이미 낙인이 찍혀버리면 회생할 수 없다.

진짜인지 아닌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사실관계를 넘어 생존의 위기를 너무나 쉽사리.. 한 사람의 모든 것을 너무나 쉽사리 파괴한다.


또 다른 문제는 SNS 상의 집단 이기주의이다.

집단 이기주의는 언제나 존재했다.

노조와 같은 집단도 집단 이기주의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순기능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SNS의 집단 이기주의는 갑질로 쉽게 변질될 수 있다.

왜냐하면 책임없는 권력이 되기 때문이다.

맘까페 또는 지역까페가 가지고 있는 힘은 굉장하다.

지역 내 가게들은 이 까페들의 눈치를 보게 마련이다.

소비자의 눈치를 보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 물론 소비자-생산자가 서로를 인격체로 인정하고 정당한 재화의 지불을 통해 물건 또는 서비스를 교환하는 행위가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공급과잉 시대에서는 고품있는 인격체가 아니고서야 바라기 어려운 모습이다.)

문제는 이 까페들이 흔히 맘충이라고 불리우는 악질 행동을 할 근거를 제공해준다.

본인들이 무개념적인 행동을 저질러 놓고 오히려 떳떳하다.

왜냐?

본인들은 갑이기 때문에..

SNS에 글을 올리는 것은 본인들이기 때문이다.

글은 쓰기 마련이다.

잘못은 A가 했지만, B가 화내는 모습을 통해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나한테 화를 낼 수 있어? 너무하는 거 아니야?' 라고 반박하면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된다.

남/녀 갈등을 조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여자들의 감정에 의한 공감능력은 뛰어나다. (이 또한 할 얘기가 많다.)

SNS에 본인의 기분을 잡치게 한 가게 사장에 대해 온갖 두뇌회전을 통한 공격이 시작된다.

결론은 뻔하다.

가게는 질 수밖에 없다.

이성적 판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글을 보는 사람들이 모두 개, 돼지이고 무지해서일까?

그렇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SNS에서 읽는 글에는 무방비하다.

왜냐하면 소비자일 뿐만 아니라 생산자이며, 동료이며, 자신이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쉽게 욕하고 쉽게 공감하고 쉽게 편을 먹는다.

그렇게 SNS 갑질이 만연해졌다.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정답은 시민의식의 고양. SNS 성찰. 자아비판. ... 이상적이다.

결국 법적 제재이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하등 쓰잘데기 없는 칭호를 좋아라 하는 나라지만 정작 이에 대한 체계적 법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어떻게 하면 기업의 이윤활동을 방해하는 불법행위들을 근절할 지

성인물 단속을 해서 성인이 성인물을 보는 것을 제한하는 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들 만이 쟁점이 된다.

저작권 보호와 같은 측면은 순기능이 있다.

요점은 그 것이 아니다.

예전 것을 매개체만 바꿔서 법안을 적용하는 것은 부족하다.

정보화시대, 4차 산업혁명이라고 말만 떠들어 될 뿐, SNS 갑질과 같은 현상에는 그 어떤 고민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하긴 뭐 기업들의 횡포나 갑질, 빈부격차 따위에 소극적인 그 분들이 뭘 하겠는가

말만 번지르르하게 씨부리지.. 

애초에 출근도 안하면서 특활비로 여행이나 다니잖아?

이상도 현실도 다 어렵다.

방법은 나라도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SNS 및 인터넷 글을 접해야 한다는 점이다.

믿을 놈 하나 없다. 라는 속담이 있듯이

믿을 글 하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