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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업 정규직 전환으로 인해 불편해 하는 기존 정규직

- 자회사로 좌천 배정 받는 정규직

- 정규직 전환이후 권리 주장

 

드라마 Into the night(어둠속으로) 속에는 생존을 담보로 하는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매우 재미있다.

각각의 캐릭터가 서로 어우러져 갈등을 유발하고 편을 가르고 다시 뭉치는 일이 복잡하게 엃힌다.

흔히 정치질이라고 말하는 사회적 행동이 매우 작은 단위로 긴밀하게 움직인다.

tvN에서 방영하였던 더 지니어스 프로그램을 다른 형태로 보는 것 같았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진화란 종, 집단, 개체가 아닌 유전자의 이기적인 면모에 종속한다고 말한다.

나는 이러한 면이 사람의 행동을 바라볼 때, 원자(atomic) 단위의 생존적 본능을 기반으로 한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서 각자의 가치관과 사정에 대해서 한 없이 이기적이며, 그렇게 보이지 않는 행위 역시 결국 목적달성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취업 지옥이라고 불릴 만큼, 여러가지 위기로 인해 안정적인 직업을 갖는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시기이다.

그런만큼 공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여러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밖에 없는 이슈이다.

 

1. 억울해 하는 기존 정규직 직원들의 이기주의

어려운 입사(채용) 과정을 뚫고 정규직 직원이 된 사람들 중에 비정규직의 전환을 아니꼽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일전에 대기업에 재직중인 직원이 '내일채움공제' 혜택을 두고, 왜 경쟁에서 패배한 자들에 대해 본인들의 세금을 써야 하냐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들의 심정은 다분히 설득력이 있다.

누구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고, 그 목표가 매력인 만큼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지향점을 갖기 마련이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하게 되면 결국 쟁취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로 나뉠 수 밖에 없다.

공기업 정규직은 자격증, 이력서, 입사 시험, 면점 등 여러가지 면을 서로 경쟁하여 승리한 자들만이 차지할 수 있는 트로피와 같다.

안정적이고 사회적 평판도 좋은 일자리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그들의 노력이 일궈낸 성과를 , 소위 패배자들과 파이를 나눈다는 생각은 참으로 이기적이지만 공감을 살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너무나 이기적이다.

이루고 싶은 인생의 목표를 위해서 공기업에 도전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공기업이라는 포장지가 주는 가치때문에 그 울타리 안에 소속하고 싶은 심정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부르주아 월급쟁이라는 계급을 지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

이러한 시각은 참 어리다. 어리석다.

그렇게 많은 시간 공부해왔음에도 편협한 생각에 갇혀있다.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는 지 모르겠지만 그 고귀한 노력의 시간이 꼴랑 공기업 정규직이라는 타이틀을 손 안에 쥐고 있는 것이라니..

직장과 직업이 도구와 통로가 아닌 목표가 되어버린 불쌍한 청년들의 모습이다.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은 생존의 문제이며, 평등의 문제이다.

나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나눔을 실천하는 행위이다.

정규직 전환으로 월급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오, 원치않는 부서로 쫒겨나는 것도 아니면서 그저 상대우위에 있음을 놓치고 싶지 않아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언어는 행복도 아니오 권리도 아니다.

'누구나' 라는 점이다.

내가 행복해하고 싶은 만큼 다른 사람도 행복을 갈구한다.

그리고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 없이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보릿고개로 아픈 배를 움켜쥐고 버텨내던 시대에서 비만이 건강 문제로 변모된 이 시대에 정신적 배고픔은 괴물이 되었다.

넓게 보고 길게 봐야할 청년들의 시각은 한 없이 좁아지고 영혼까지 좀먹힌 것 같다.

갑질 논란에 분개하고 평등을 외치는 쫌팽이들의 위선자의 기질이 얼굴을 드러내는 듯 하여 안타깝다.

 

2. 정책과 현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당사자들은 마냥 달가워만 할 수 없는 것 같다.

그 이유는 그들의 원하는 정규직 전환과 거리가 먼 기업의 처사가 아닌 가 싶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자회사로 배치되는 경우가 있다.

자회사는 회사의 소속이지만 별 개의 사업체로 알고 있다.

때문에 독자 노선으로 경영이 가능하여 새로운 사업이나 회사 운용을 위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나 복지를 위해 경제적인 여건을 조정하기 위해서 자회사를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정규직 전환자들의 입맛에는 한 없이 부족할 것이다.

정규직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보장되는 부분이나 연봉상승 등의 구체적인 사항을 잘 모르기에 기업과 전환자들간의 갈등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업의 이윤 추구 목적을 위해 정규직 전환하는 것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한 정규직 전환은 기업 입장에서도 큰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3. 정규직 전환자들의 요구

이에 따라 정규직 전환자들은 본인들의 대우가 나아질 것을 요구한다.

그 행태가 노조의 형태를 띠고 있으면 기업입장에서도 꽤나 난처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서로간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신 자유주의 정책으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시장원리에 입각한 기업의 생존에 깊이 관여하기는 쉽지 않다.

정규직 전환자들의 요구가 무리한 요구인지 아닌지는 조목조목 들어보고 서로 입장을 맞춰가야 한다.

정규직이라는 명함이 줄 수 있는 힘을 활용하여 각자의 이기적 유전자에 맞추어 행동해야 한다.

다만, 일방적인 소통으로 서로 입장이 평행선이 되는 것 만큼은 지양해야 한다.

하나의 점으로 선이 이어지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조금은 그 차이가 줄어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