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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마음이 공허하고 방황하는 걸까. <나 이제 뭐 하지?>    ⏌

이라는 제목의 책을 보았다.

아직 내용은 읽지 않았다.

앞으로도 읽을 계획은 없다.

 

⎾    '소노 아야코의 약간의 거리를 둔다'    ⏌

⎾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

이런 류의 책들이 판을 친다.

현재는 과거의 연속이고 미래에도 이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유독 마음이 가난하고 정신적 갈증이 높은 시대에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대구에서 신천지 종교인들을 통해 코로나19가 굉장한 속도로 확산되었다.

신천지라는 종교는 도대체 뭐하는 곳이길래 저리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것일까?

마음이 공허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방황하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사상과 강력한 주장에 쉽게 현혹된다.

 

근자감.

근거 없는 자신감이 매력적인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삶이란 숫자놀음 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아니다.

옳고 그른 문제를 따질 수 없다.

법의 울타리 안에서 그 어떤 것도 악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

 

 

그러나, 사람은 방향과 목적이 있는 삶을 갈구한다.

이건 마치 본능과 같다.

 

'무엇을 위해 사는가?'

수백, 수천년 전에도 고민하던 문제들을 온갖 과학기술일 발달한 시점에도 변치 않고 머리를 아프게 한다.

누구나 저마다의 행복을 정의하고, 사랑을 노래한다.

본능을 억제하고 신념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반면, 누구나 어떤 일/ 어떤 사람에 집중하고 열정을 다하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순간에는 걱정거리도 없고 행복하고 즐겁지 않았을 까 싶다.

하지만 사람은 항상성을 갖고 있다.

저마다의 기준에 맞추어 가장 자연스런 상태로 돌아오려는 성질이 있다.

기쁠 때가 있으면, 그 기쁜 상태가 수그러드는 시기가 존재한다.

슬플 때가 있으면, 그 슬픔에서 다소 벗어나게 되는 시기가 존재한다.

그런데 본능적으로 항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나는 그 이유를 죽음의 공포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한다.

살고자 하는 가장 원초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심장이 빨리 뛰고 흥분하고 혹은 차분하게 상태가 변할 때엔 불안하지 않다.

반면, 파도처럼 올라갔던 감정이 밑으로 내려가 어두침침해지는 것은 두렵다.

하루빨리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런데 기운이 없을 때도 있고, 여러 가지 여건으로 인해 어떤 생각이나 행동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그 불안감은 점점 커진다.

 

 

"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답은 굉장히 간단할 수 있다. "

 

1. 바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다.

나이를 아무리 많이 먹었어도 본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나는 어떤 것에 행복해하는가?

나는 어떤 것에 열광하는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고, 싫어하는 사람 타입은 무엇인가?

...

나와의 대화에 집중하고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나에 대해 알아간다고 살아왔던 일상을 모두 던져버리는 것이 멋지거나 해답이라고 여기는 것은 위험하다.

- 오랜 시간 먼 거리를 이동할 때, 화장실이 급했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그 순간만큼은 '화장실만 갈 수 있다면' 세상 모든 행복이 눈 앞에 있을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 비수면 내시경을 하거나, 고통스러운 시술을 받을 때 온몸의 신경이 그저 고통스럽고 이 시간이 끝나기만을 간절히 바랄 대가 있을 것이다.

그 순간만큼은.. 그 순간이 끝났을 때만큼은 그 어떤 시간보다 소중하고 행복하고 안도했을 것이다.

- 세바시, 섭씨 100도 기타 수많은 역경, 성공, 아픔, 장애, 극복 등의 스토리를 접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다행이다/ 나도 할 수 있다 등의 간접경험을 통해 사소한 행복을 느끼곤 한다.

 

그런데...

- 사는 것이 너무 힘들 때도 있다. 숨이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답답하고 숨 막히고 지쳐 쓰려져 갈 것만 같을 때가 있다.

그 뒤에 행복은 없다.

그래서 불안하다.

항상성이라 함은, 어떤 상태에서 변화가 있다가도 안정을 취하기 위해 정상궤도로 되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삶이 힘든 것이 지속적이고 유지되면, 마치 이런 상태로 쭉 살아가야 할 것만 같다.

살기 위한 행동들이 어느새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처럼 느껴진다.

(따지고 보면 둘이 크게 다르지도 않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다른 답은,

2. 휴식이다.

숨을 돌리고, 하늘을 한 번씩 바라보고, 모든 것을 놓고 그저 호흡을 가다듬는 행위를 한다.

그런 것들이 어렵다면, 얼굴의 모든 근육을 이완하고 크게 한 숨을 들이쉬고 내뱉어 본다.

그 표정은 참으로 한심하고 바보 같이 온 얼굴에 힘 매가리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으어어ㅓ...' 하며, 마치 모든 것을 잃은 듯 축~ 쳐질 때 묘한 편안함이 있다.

 

 

나 이제 뭐하지?

그건 천천히 고민해보자.

일단 한 숨 돌리고 아무것도 아닌 '중간의 나' 상태로 살짝 돌아가 본다.

 

 

 

 

 

 

p.s. 우울증이 심하다면, 병원에 가라.

우울증은 감기와 같아서 원인은 알기 어렵고 앓고 있으면 더 커지기 마련이다.

합병증도 쉽게 온다.

안 되겠다 싶으면 약 먹어라.